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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 4/3일, 설레는 마음을 안고 오사카로 떠나다.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26일이 오고야 말았다. 첫 해외 여행이자 간절히 기다려온 아이돌님 콘서트:) 이번 일본 행은 관광보다 공연에 초점을 맞춘 그야말로 126% 퐈슨 마인드로 결정한 여행이다. 항공권을 오전으로 끊었기에 전날 동행하는 언니의 집에서 하루를 묵었다.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인해 다크가 턱까지 내려오는 초췌한 몰골이었지만, 우리는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이른 새벽 공항으로 출발했다. 거듭 여권과 티켓을 확인하고 미처 놓아버린 정신줄을 수습하기도 전에 탑승 수속이 끝나버렸다. 로밍한 핸드폰까지 받고나서야 공항에 온 걸 실감 할 수 있었다. 몇번이나 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으로  하루하루 초조했는데 내가 드디어 일본으로 떠나는구나.
초조하고 긴장 되던 마음이 막상 비행기에 오르니 차분해졌다. 우리를 오사카로 데려다 줄 비행기는 대한항공 공동 운항편이었다. 예정 된 시간보다 10분 늦게 이륙 했는데 고소공포증이 있음에도 구름 위를 날고 있다고 생각하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촌스럽지만 꼭 한번쯤은 찍는다는 구름 사진 나도 찍어봤다.
좌석 지정을 늦게 하는 바람에 자리가 별로였는데, 솜사탕처럼 푹신한 구름을 보고 있자니 그곳에 누워 보고싶어졌다. 대한항공 유리창 청소를 좀 깨끗하게 해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다음에는 깨끗한 창문을 볼 수 있기를 바래요.
차갑게 식다 못해 딱딱하게 굳어버린 빵쪼가리뿐이었지만 기내식도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조금씩 오사카에 도착 하고 있다는 걸 알았을때부터 잠잠하던 심장은 또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나 촌스럽게 왜 이렇게 긴장을 잘하는거니! 이놈의 심장은 맨날 지 혼자 난리야. 11시 50여분쯤 우리는 간사이 공항에 도착했다. 기어이 내가 오사카에 왔구나. 미리 써둔 입국 신고서를 들고 빠르게 움직였다. 일본어를 아예 못해서 입국 심사대에서 긴장을 했는데 다행인지 아무것도 안묻더라. 여권 한번 보고 지문 찍고 또 사진 찍고.. 괜히 겁 먹었잖아. 그야말로 후다닥 끝나서 뭔가 김 빠진 입국 심사였다.
난바까지 가는 요금은 890엔. 일본은 교통비가 너무 비싸다. 평일이라 열차에도 사람이 많지 않았다. 조곤조곤 수다 떨면서 열차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구경 했는데 한국과 다른 집이 눈에 들어왔다. 왠지 저런 곳에서 살면 서두르지 않고 마음이 참 여유로울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을 잠시 해봤다(..) 50여분을 달려 난바에 도착했다. 우리가 오사카에 묵을 숙소는 가격도 저렴하고 동선도 깔끔한 아로우 호텔. 사전에 체크해둔 바로는 가는 방법이 두가지가 있다고 한다. 25번 출구를 통하는것과 북쪽 출구를 이용하는것. 북쪽 출구가 찾기 쉽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이 루트를 이용하기로 했다가 제대로 삽질 했다(..) 북쪽 출구까지는 나왔는데 왼쪽 횡단보도는 뭐니? 왼쪽 횡단보도가 한두개도 아니고 도대체 어느쪽으로 건너야 한다는건지 미치는 줄 알았다. 그렇게만 써놨길래 횡단보도 몇개 안되는줄 알았는데 이게 뭐야. 결국 주변을 한바퀴 돌다가 다시 난바역으로 돌아와 25번 출구를 통해 나오는 이중고생을 했다.
가뜩이나 방향치라서 힘들구만 T_T 잠시 헤매긴 했지만 입국 심사가 빨리 끝나서 오히려 예상보다 더 일찍 호텔에 도착했다. 일본 호텔 좁다는 말은 들었지만 너무 좁았다. 트윈룸으로 예약하길 정말 잘했지. 세미 더블이었으면 여행 내내 고생할 뻔 했다.
사진을 통해 여러번 봤지만 아로우 호텔의 저 촌스러운 이불 색깔은 쉽게 적응이 안된다. 
후기에서 담배 냄새가 심하다 했는데 걱정 했던것 보다 냄새도 없었고, 방도 좁긴했지만 저렴한 가격 대비 아주 만족스러웠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사카죠홀에 가기 위해 신사이바시 역으로 향했다. 오사카죠홀까지는 여섯 정거장이라 우리는 느긋해지기로 했다. 시간에 쫓기다 보면 사람이 실수를 하기 마련이니까! 신사이바시 역에서 오사카 비지니스파크까지는 230엔:) 표를 끊기 위해 줄을 서 있는데 우리가 한국인이란걸 눈치 챘는지 꼬마와 함께 어떤 여자분이 다가 오셨다. 일본어로 뭐라고 하는데 아마도 우리가 표를 어떻게 끊는지 몰라서 그러는 줄 알고 도와주겠다는 그런 뉘앙스였다. 친절하게 다가오셨는데 거절하기도 뭐해서 그냥 노선 확인만 부탁했다. 오사카죠홀 이라고 하니 바로 동방신기?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알고봤더니 그분도 팬이었다. 오사카 도착 첫날부터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일본 팬을 만났다. 옆에 있던 꼬마는 딸인데 둘다 윤호 팬이란다. 한국에서 콘서트 보러 왔냐면서 무척 반가워 하셨다. 핸드폰에 소장하고 있던 투어 사진들도 보여주시고, 그분은 첫 날 공연을 제외한 3회를 보신다고.. 우리는 후쿠오카까지 달린다니까 대단하다며 놀라워 하셨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시끄러운 지하철 역이었지만 우리는 10여분을 아이돌님 이야기로 웃고 떠들었다. 비록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아서 눈치로 알아들었지만 같은 가수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마음 앞에 언어의 장벽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서로 몇번씩 뒤돌아 잘가라고 인사를 하면서도 쉽게 발길이 돌리지 못할 정도였다. 메일 주소라도 받아뒀으면 좋았을텐데 그땐 생각할 겨를이 없어서 아쉽다. 기회가 닿으면 꼭 한번 다시 만나고 싶은데 아무래도 힘들겠지? T-T 
오사카죠홀에 도착해서 밀려드는 인파를 보고 있자니, 드디어 아이돌님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지금 내가 밟고 서 있는 이곳이 일본이란 현실이 새삼 나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첫 날 일정은 공연을 관람하고 숙소에 돌아오는게 전부였음에도 그때의 떨림이 여전하다는게 참 신기하다. 일본에서의 첫째 날은 흥분과 떨림을 동반한 채 저물었다.
by 팬양 | 2008/04/06 03:10 | 08' Osaka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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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엠에이치 at 2008/04/06 11:43
팬양님~ 오사카 잘 다녀오셨군요!... 사실..제가 아로우호텔 옆에 신사에서 팬양님을 봤답니다??? 무어 뒷모습이었지만;; 아는척하기엔 부끄러워서 패스했습니당;ㅁ; 우와 꽤 오래 머물다가 오셨네요. 저는 금요일에 갔다가 월요일날 왔거든요. 피곤하시겠어요~
Commented by 마라 at 2008/04/06 12:14
역시 해외여행 후기 하면 빠질 수 없는 기내식 사진! ㅎㅎ 친절한 팬분과 인연도 닿으시고~ 정말 그 흥분과 떨림이 전해져와용. 다음 포스팅 기대할게요! +_+
Commented by 덮쳐 at 2008/04/06 16:52
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출구에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난바역 출구 대박이야~~근데 사진도 찍고 지문도찍어??? 뭐야 바뀐거야??? 작년까지만해도 그딴거 없더니!!!!ㅡㅡ 어쨌든~~호텔 익숙해 익숙해.....역시 똑같아 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침대가 반대편에 있었는뎅.....ㅎㅎㅎㅎ 대한항공탄거야???안비싸??? 기내식은 일본항공이 더 괜찮구만~ ㅋㅋㅋㅋㅋㅋ
Commented at 2008/04/07 04:4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팬양 at 2008/04/10 17:30
엠에이치님/ 오메@_@ 저를 보셨나요? 살짝 말이라도 걸어주시지 ^^; 저는 의외로 한국 팬들을 많이 못만나서 좀 아쉬웠어요. 끝나고 맥주라도 한잔 하고 싶었는데 둘러봐도 안보이시길래, 일행 하고 조촐하게 마셨답니다.

마라님/ 솔직히 기내식 맛은 별로였어요. 그냥 배고프니까 먹는다 이 정도 ㅎㅎ 포스팅을 좀 빨리 해야 하는데 봄이라 몸이 나른하고, 귀차니즘이 자꾸 발목을 잡아서 늦어지고 있네요.

덮쳐/ 난바역 출구 짜증나 ㅋㅋ 내가 진짜 북쪽 출구로 나가면 바로 갈 수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갔다가 개고생 했잖아!! 입국심사 지문 찍고, 사진 찍어! 입국 신고서만 제대로 쓰면 그냥 통과더라. 예약은 일본 항공으로 했는데 공동 운항편이라서 대한항공 탔어 ㅋㅋㅋㅋ

비공개님/ 저도 후기 쓰는데 두근두근 해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근데 약빨이 다 떨어졌는지 지금은 그냥 그러네요 T_T 나머지 포스팅 하다 보면 또 떨림이 찾아오겠죠? 되도록 빨리 후기 마무리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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